실내조명 수준에서도 항균 기능 유지… 구리–이산화티타늄 결합으로 장기간 자가재생형 공기필터 구현
고려대학교(총장 김동원) 보건환경융합과학부 원승현 교수 연구팀이 실내 조명 수준의 빛만으로도 항균력을 스스로 회복하는 차세대 공기정화 필터를 개발했다. 이 기술은 별도의 세척이나 교체 과정 없이 장기간 사용이 가능한 자가재생형 항균 필터 플랫폼으로, 병원·연구실·공공시설 등 감염 위험이 높은 환경에서 공기 중 세균과 바이러스 확산을 막을 수 있는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 성과는 환경과학 분야 세계적 학술지 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 (IF 11.3)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현재 널리 사용되는 HEPA(고효율 미립자 제거) 필터는 공기 중 미생물을 물리적으로 걸러내는 방식이다. 그러나 일부 미생물이 필터 내부에 잔존하거나 다시 공기 중으로 방출될 위험이 있어, 냉방기기·환기시설 등에서는 이러한 2차 오염으로 인한 감염 사례가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원승현 교수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이산화티타늄(TiO₂) 나노튜브 메쉬(mTNT) 위에 구리 나노입자(Cu NPs)를 균일하게 결합한 광활성 항균 필터를 제작했다. 이 구조는 구리의 항균성과 이산화티타늄의 광활성을 결합해, 빛이 닿을 때마다 구리의 항균 기능을 재생시키는 자가회복형 시스템을 구현했다.
연구의 핵심은 구리와 이산화티타늄 계면에서 발생하는 전하 이동 현상(charge transfer)이다. 빛을 받으면 TiO₂ 내부에서 생성된 전자가 구리 이온으로 전달되어 항균 활성이 높은 구리 일가 상태(Cu⁺)를 지속적으로 재생시킨다.이 덕분에 시간이 지나 구리의 산화로 항균력이 저하되더라도, 실내조명 수준의 빛만으로 항균 기능이 스스로 회복된다. 원 교수는 이를 “광(光)에 의해 스스로 살아나는 항균 필터(Self-regenerating Antimicrobial Filter)”라 정의하며, “기존의 일회용 필터가 가진 폐기물 문제와 유지관리 비용을 동시에 줄일 수 있는 지속가능한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실험 결과, 개발된 필터는 대장균, 황색포도상구균, 인플루엔자 A, 인간 코로나바이러스 등 다양한 병원체를 신속히 비활성화시켰다. 특히 상용 공기청정기에 장착한 실험에서 10회 이상의 재생 후에도 동일한 항균 효과를 유지했으며, 6개월간의 장기 실내 테스트에서도 안정적 항균 성능과 구조적 내구성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번 기술이 공기 중 감염 확산 방지뿐 아니라, 냉방기·공조 시스템·의료기기 내부 필터 등 고위험 시설 환경 관리에도 적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원승현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순한 공기 정화 기술을 넘어, 환경과 인체 건강을 동시에 고려한 지속가능형 항균 플랫폼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병원이나 실험실뿐 아니라 학교, 교통시설, 공공기관 등 생활공간 전체의 공기 질 관리 시스템으로 확장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 알키미스트프로젝트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이번 연구는 고려대학교 보건환경융합과학부 원승현 교수(교신저자)를 중심으로 신유진 연구원(제1저자), 홍유진 연구원(공동저자)이 참여해 수행됐다. 또한 본 연구의 그래픽이 저널 표지로 선정되며 국제 학계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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