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언어학과, AI 시대의 인간과 언어를 다시 묻다

도쿄대 이시다 히데타카 교수 초청 특강… 기술·언어·인간 인식의 경계 탐구

생성형 인공지능의 확산은 언어를 단순한 의사소통 수단이 아닌, 인간 인식과 문화 전반을 재구성하는 핵심 요소로 다시 떠올리게 하고 있다. 고려대학교 언어학과가 도쿄대학교 이시다 히데타카 명예교수를 초청해 진행한 특별 강연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인문학적 깊이에서 풀어낸 자리였다. 고려대 언어학과 김성도 교수 연구실은 지난 12월 11일부터 13일까지 사흘간 이시다 히데타카 교수를 초청해 세 차례의 특별 강연을 개최하고, AI 발전 속에서 인간과 언어의 관계를 다각도로 조명했다. 이번 특강은 급변하는 기술 환경 속에서 언어학과 인문학이 어떤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지를 모색하기 위해 기획됐다.

이시다 히데타카 교수는 매체철학과 기술철학 분야의 권위자로,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이 인간의 인식 구조와 문화 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장기간 연구해 온 학자다. 이번 강연에서도 최신 기술을 단기 유행으로 다루기보다, 역사적·사상적 흐름 속에서 분석하며 기술과 인간의 관계를 재해석했다.

첫째 날 강연에서는 생성형 AI와 AI 생성 이미지를 중심으로, 인공지능이 만들어내는 기호와 이미지의 의미 작용을 다뤘다. 이시다 교수는 생성형 AI를 구조주의와 포스트구조주의를 잇는 현대 언어사상의 연장선에서 해석하며, AI가 생산하는 언어와 이미지가 인간의 의미 구성 방식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를 기호학적으로 분석했다.

둘째 날에는 신경과학과 뇌과학의 최신 연구 성과를 인문학적으로 종합해 현대인의 ‘자아’와 ‘감정’을 재해석했다. 신경과학적 발견이 인간이 자신을 인식하고 삶의 서사를 구성하는 방식에 미친 영향을 짚으며, 프로이트 정신분석학을 현대 기술 환경 속에서 새롭게 읽어내는 시도를 제시했다.

마지막 날 강연에서는 음악가 시부야 케이이치로의 작품 ‘안드로이드 오페라(Android Opera)’를 사례로, 기술과 예술이 결합된 현상을 분석했다. 이시다 교수는 ‘인공지능의 안드로이드화’와 ‘인간의 사이보그화’라는 개념을 통해, 기술이 인간 신체와 감각을 모방하고 결합하는 과정에서 인간 존재의 경계가 어떻게 재구성되는지를 심층적으로 고찰했다.

사진 고려대 제공

이번 특강을 주관한 김성도 고려대 언어학과 교수는 이시다 교수가 최첨단 기술과 예술 작품을 철학적으로 풀어낸 방식이 인상적이었다며, 매체철학과 진화언어학을 아우르는 초학제적 접근이 학생들과 연구자들에게 새로운 인문학적 상상력을 제공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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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언어학과는 이번 특강을 계기로, AI와 언어, 인간 인식의 관계를 다루는 학제 간 연구와 교육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기술 변화에 대한 단순한 반응을 넘어, 인문학적 사유를 통해 미래 사회의 의미 구조를 성찰하는 교육 모델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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