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건축학과 BK21, ‘가로주간’으로 대학가 쇠퇴에 응답하다

대학가 상권의 쇠퇴는 더 이상 개별 상인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도시 구조와 청년 문화의 변화가 겹쳐진 구조적 과제가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학이 교육과 연구의 틀을 넘어 직접 공간 실험에 나선 사례가 등장했다. 부산대학교 건축학과 BK21 FOUR 사업단은 부산 금정구 금정로 일대의 유휴 상가를 활용한 지역 상권 활성화 프로젝트 ‘부산대 앞 (가로)주간’을 1월 5일부터 31일까지 한 달간 운영하고 있다.

‘가로주간’은 장기간 공실로 남아 있던 상점을 단기 임대나 상업적 활용 대상으로만 보지 않고, 교육·문화·실험이 결합된 팝업 공간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다. 쇠퇴한 상점가의 가로(街路)를 다시 활성화하자는 문제의식 아래, 대학이 가진 설계 역량과 문화적 자산을 지역과 연결하는 실험적 플랫폼으로 기획됐다. 프로젝트는 지역협업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으며, 부산대 건축학과 학생들이 공간 기획부터 설계·시공, 운영까지 전 과정에 참여했다.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학생 주도’다. 학부생과 대학원생들은 빈 점포의 구조와 맥락을 분석해 전시와 프로그램 운영에 적합하도록 공간을 재구성했고, 의자와 테이블, 전시 가구 등 내부 집기를 직접 설계·제작했다. 설계 도면에서 끝나는 교육이 아니라, 실제 도시 공간을 대상으로 한 실험을 통해 사회 문제 해결과 건축 교육을 연결한 점이 특징이다. 학생들은 공간 기획, 시공, 운영을 아우르는 전 과정을 경험하며 대학가 쇠퇴라는 현실 문제를 현장에서 학습했다.

‘부산대 앞 (가로)주간’은 한 달 동안 매주 서로 다른 주제로 운영된다. 첫째 주는 ‘건축 주간’으로 상권 활성화 프로젝트 설계과제 전시와 건축 강연, 공연이 진행됐다. 둘째 주 ‘미디어 주간’에는 영상 전시와 사진 촬영 이벤트를 통해 청년의 정체성과 지역 이미지를 기록하는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셋째 주 ‘도서 주간’에는 도서 전시와 북토크, 플리마켓이 열렸고, 넷째 주 ‘사진 주간’에는 흑백사진 전시와 필름 현상·인화 과정을 공유하는 체험 프로그램과 아카이빙 강연이 마련됐다. 각 주제는 문화 소비가 아닌 참여와 체험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이 프로젝트는 단기 이벤트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사업단은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유휴 상가를 시민을 위한 ‘15분 도시’ 생활문화 공간으로 확장할 수 있는 재생 모델을 지속적으로 모색할 계획이다. 대학과 지역이 협력해 공간을 실험하고, 그 성과를 축적해 장기적인 도시 재생 전략으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이다.

우신구 BK21 FOUR 사업단장은 상점가 유휴 공간을 단기적 임대나 상업적 관점에서만 보지 않고, 교육과 문화, 실험이 결합된 팝업 공간으로 전환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이 직접 설계하고 운영하는 과정을 통해 지역 문제를 현장에서 배우고, 상점가에는 새로운 방문객과 문화 활동을 유입시키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도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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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대학의 역할이 지역과 분리된 지식 생산에 머물기 어려운 시대다. 부산대 건축학과 BK21 사업단의 ‘가로주간’은 대학 교육이 도시의 실제 문제와 어떻게 접속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교육·연구·지역 협력이 결합된 새로운 대학가 재생 모델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빈 점포를 실험 공간으로 전환한 이번 시도가 일회성 이벤트를 넘어, 지속 가능한 도시·교육 모델로 확장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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