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교사와의 연결이 청소년 우울감 낮춘다” — 고려대·하버드대, 학교 관계와 정신건강의 인과 효과 규명

7년간 초등학생 2,168명 분석… 친구 관계 강화가 우울감·두통·피로감 등 신체 증상까지 완화

고려대학교 보건정책관리학부 김진호 교수 연구팀이 하버드대학교 연구진과 함께 학교 속 사회적 관계가 청소년의 정신·신체 건강에 실질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과학적으로 규명했다. 연구팀은 국내 초등학생 2,168명을 7년 동안 추적한 한국아동·청소년패널조사(KCYPS)를 분석해 친구 관계와 교사 관계가 우울감은 물론 두통, 피로감, 소화불량 등 신체 증상까지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정서적 관계의 질이 청소년 건강을 예측하는 핵심 요인임을 실증한 결과로, 정신건강 위기와 교권 침해, 교실 내 고립이 심화되는 현재 교육 환경에서 의미 있는 근거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개인의 성향이나 유전 등 변하지 않는 요소까지 통제하는 ‘개인 고정효과 모형’을 적용해 사회적 관계가 실제로 건강에 미치는 순수한 영향을 정밀하게 분석했다. 분석 결과 친구 관계와 교사 관계 모두 학생들의 우울감과 신체적 불편감을 줄이는 데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고, 이 중에서도 친구 관계의 긍정적 영향이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다.

성별에 따라 작용 방식에는 차이가 있었다. 남학생은 친구 관계가 정신·신체 건강을 좌우하는 주요 요인으로 나타났지만, 여학생은 친구 관계뿐 아니라 교사와의 관계도 정서적 안정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여학생이 정서적 신호에 더 민감하며, 교사와의 상호작용이 심리적 회복력 형성에 중요한 토대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청소년 정서 돌봄 체계가 학업지원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여러 정책적 제안을 내놓았다. 그 내용에는 협동학습·또래 멘토링 등 친구 관계 강화 프로그램 확대, 학생–교사 간 정서적 상호작용 활성화, 학교 상담체계 고도화, 안전한 교실문화 조성 등이 포함됐다. 이러한 제안은 최근 교육부가 추진하는 마음건강 프로젝트, 교사 지원 정책, AI 기반 정서 모니터링 논의와도 맞닿아 있어 향후 정책 설계에도 참고가 될 수 있다.

김진호 교수는 학생들이 또래 및 교사 관계를 통해 정서적 보호를 경험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학업 성취 중심의 학교 문화를 넘어 관계 중심의 정서적 돌봄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구는 국제 학술지 European Child & Adolescent Psychiatry에 게재되어 학술적 타당성과 글로벌 중요성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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