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영원한 화학물질’ PFAS 1,000배 빠르게 없앤다

구리-알루미늄 기반 신소재 개발…세계 수질오염의 난제 ‘PFAS 정화’에 친환경 해법 제시

프라이팬 코팅제, 방수 의류, 반도체 공정 등 다양한 산업에 사용되는 과불화합물(PFAS)은 한 번 배출되면 자연적으로 거의 분해되지 않아 ‘영원한 화학물질’로 불린다. 전 세계 수돗물과 하천에 광범위하게 존재하며 인체에 축적될 경우 면역력 저하, 이상지질혈증, 신장암 등 다양한 질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PFAS를 기존 정수 기술보다 최대 1,000배 빠르게 제거할 수 있는 신소재 기술이 KAIST에서 개발됐다.

KAIST(총장 이광형) 건설및환경공학과 강석태 교수 연구팀은 부경대 김건한 교수, 미국 라이스대 마이클 웡(Michael S. Wong) 교수, 옥스퍼드대, 버클리국립연구소, 네바다대 연구진과 함께 PFAS를 초고속으로 흡착·제거할 수 있는 Cu–Al 이중층 수산화물(Layered Double Hydroxide, LDH) 기반 신소재를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성과는 국제학술지 『Advanced Materials』(IF 26.8) 9월 25일자 온라인 커버 논문으로 게재됐다.

PFAS 제거는 일반적으로 ▲오염수 내 PFAS 흡착 ▲고도산화공정을 통한 분해의 두 단계를 거치지만, 기존 활성탄이나 이온교환수지는 흡착 속도와 용량이 제한적이었다. 연구진이 개발한 Cu–Al LDH는 기존 소재와 달리 PFAS의 한 종류인 과불화옥탄산(PFOA)를 수 분 내에 완전히 제거할 만큼 빠른 반응성을 보였다. 실험 결과, PFAS 제거 속도는 활성탄보다 100배, 이온교환수지보다 10배 이상 빨랐다.

LDH의 핵심은 요소(urea) 가수분해법을 통해 낮은 pH에서도 높은 결정성을 유지하는 질산염(NO₃⁻) 기반 층간 구조를 구현한 것이다. 이 구조는 PFAS 분자의 카르복실기(-COO⁻)와 전기적 인력이 교환되며, 중성 pH 환경에서도 신속한 음이온 교환 반응을 유도한다.

연구진은 실제 하수처리장과 정수장의 방류수, 순수 조건에서 흡착 성능을 검증한 결과, 복잡한 수질에서도 최소 70% 이상의 PFAS 제거 효율을 유지함을 확인했다. 더불어 열처리 및 화학처리를 통해 소재를 최소 6회 이상 재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흡착제를 탄산칼슘(CaCO₃)과 함께 고온 처리하면, PFAS가 독성 가스 없이 화학적으로 안정한 불화칼슘(CaF₂)으로 전환되어 환경오염 위험을 원천 차단할 수 있다.

강석태 교수는 “이번 연구는 PFAS의 포획, 열분해, 재생을 통합한 세계 최초의 친환경 정화 플랫폼”이라며 “활성탄이나 이온교환수지처럼 오염물질을 단순 흡착하는 수준을 넘어, 재생 가능한 자가 정화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이번 연구는 과학난제도전 융합연구개발사업의 일환으로, 학제 간 협력과 우연한 발견이 결합된 전형적 사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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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조사에 따르면, 미국 수돗물의 45%, 유럽 하천의 50% 이상이 환경기준치를 초과한 PFAS 농도를 보였다. 미국은 2024년부터 대표적 PFAS 물질인 PFOA·PFOS의 음용수 기준을 4ppt(4조분의 1그램)로 강화했으며, EU는 산업 전반의 사용을 단계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PFAS 제거 기술에 대한 연구 경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KAIST의 이번 연구는 ‘흡착-분해-재생’의 통합형 솔루션을 제시한 세계 최초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왼쪽부터) 김건한 부경대 교수, 정명균 라이스대 박사, 강석태 KAIST 교수, 마이클 웡 라이스대 교수 / 사진 KAIST 제공

이번 기술은 복잡한 화학 공정 없이 기존 정수 및 폐수처리 시설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닌다. 강 교수는 “국내외 하·폐수처리 플랜트의 기존 여과 시스템에 Cu–Al LDH를 단순히 삽입하는 형태로도 PFAS 제거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며 “라이스대 웡 교수팀이 개발 중인 보론 기반 광촉매 기술과 결합할 경우, 대규모 수처리 시설에 적합한 완전 정화 시스템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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