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정호상·유용상 교수팀, 땀으로 체내 약물 농도 추적하는 패치형 센서 개발

채혈 없이 카페인 대사물질 변화를 89% 신뢰도로 확인… 맞춤형 복약 관리와 현장 도핑 검사에 활용 기대

채혈 없이 카페인 대사물질 변화를 89% 신뢰도로 확인… 맞춤형 복약 관리와 현장 도핑 검사에 활용 기대

피를 뽑지 않고도 피부에 붙이는 얇은 패치 하나로 체내 약물 농도와 분해 시점을 땀을 통해 정밀하게 추적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고려대학교 바이오의공학부 정호상·유용상 교수 공동연구팀은 땀 속 대사물질을 정량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패치형 웨어러블 센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제조·공학 분야 학술지 ‘인터내셔널 저널 오브 익스트림 매뉴팩처링(International Journal of Extreme Manufacturing, 영향력지수 25.1)’에 9월 10일 온라인 게재됐으며, 박로운·허보유·최세진 연구자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팀은 성인 10명을 대상으로 카페인을 모델 약물로 활용해 땀 속 대사물질의 변화를 추적했다. 참가자들은 카페인 135mg을 섭취한 뒤 시속 8km로 러닝머신 운동을 했고, 연구팀은 30분 간격으로 팔뚝에 부착한 패치를 교체하며 땀 속 대사물질을 분석했다. 그 결과 카페인이 체내에서 분해되면서 생성되는 파라잔틴의 시간대별 변화 양상을 89%의 신뢰도로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연구팀은 사람마다 카페인 분해 속도가 다르다는 사실을 실제 데이터로 증명했다. 어떤 참가자는 카페인을 마신 지 90분 만에 파라잔틴 수치가 급격히 치솟았고, 다른 참가자는 서서히 올라가는 양상을 보였다. 카페인을 분해하는 간 효소의 활성 정도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인데, 연구팀은 이런 개인별 차이를 그래프로 한눈에 보여주는 데도 성공했다.

땀을 모으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지만 분석이 관건이다. 땀에는 요소와 요산 같은 노폐물이 카페인 대사물보다 농도가 높고 양도 많이 포함돼 있어, 시끄러운 소음 속에서 작은 속삭임을 알아들어야 하는 상황과 비슷하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센서와 분석 두 측면에서 풀어냈다.

먼저 똑똑한 필터 역할을 하는 금 나노 젤 패치를 적용했다. 이 패치는 땀이 닿으면 미세 통로가 열리면서 분자량 480~580g/mol 이하의 작은 분자만 선택적으로 흡수한다. 센서를 오염시키는 거대 단백질은 걸러내고, 내부의 금 나노입자가 약물 신호를 100만 배 이상 증폭한다. 패치는 200회 이상의 굴곡과 비틀림 변형에도 성능이 유지됐고, 쥐 피부에 3일간 부착한 시험에서도 면역 반응이나 염증 손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여기에 약물 농도를 정밀하게 계산하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결합했다. 사람이 구분하기 어려운 복잡한 땀 속 신호를 인공지능이 분석해 각 물질의 농도를 정량화하고, 땀 배출량을 반영하는 요소를 기준으로 약물 비율을 계산한다. 이를 통해 발한량 변화나 땀 증발의 영향을 줄이고 체내 약물 농도와 분해 시점을 보다 정확하게 산출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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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상 교수는 “채혈의 고통 없이 피부 위에서 체내 약물 농도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음을 규명했다”며 “향후 환자별 최적의 투약 간격을 설정하는 맞춤형 치료와 운동 피로도 관리에 폭넓게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상 교수는 “신체 움직임이나 땀 분비 변화에도 신호가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며 “스포츠 선수의 불법 도핑 약물이나 마약 투약 여부를 현장에서 신속하게 가려내는 간편 검사 장비로 확장성이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사물인터넷 연계 건강관리 기기와 현장형 도핑·마약 검사 시스템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한편 이번 연구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6년도 문화기술 연구개발사업, 보건복지부 재원의 한국보건산업진흥원 K-헬스미래추진단 한국형 ARPA-H 프로젝트 사업, 한국연구재단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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