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환경보건기초조사 2009~2020년 자료 분석… 가정 내 잔류 오염물질·전자담배 등 새 노출경로 지목
고려대학교 연구진이 금연정책 시행 이후 감소하던 비흡연자의 간접흡연 노출이 최근 다시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 결과를 제시했다. 고려대 보건환경융합과학부 최윤형 교수 연구팀은 국민환경보건기초조사 자료를 활용해 비흡연 성인의 소변 코티닌 농도를 분석한 결과, 2014년까지 크게 줄었던 간접흡연 노출 지표가 이후 다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실내 가정환경에 남아 있는 흡연 유래 유해물질과 전자담배 등 보이지 않는 노출경로를 주요 요인으로 지목했다. 연구팀은 국민환경보건기초조사 1~4기, 2009년부터 2020년까지의 자료를 바탕으로 비흡연 성인 1만6,193명의 평균 소변 코티닌 농도를 분석했다. 코티닌은 니코틴의 대사물질로, 흡연과 간접흡연 노출 수준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생체지표다. 분석 결과, 비흡연자의 평균 소변 코티닌 농도는 2009년 3.05μg/L에서 2014년 0.80μg/L로 크게 감소했다. 그러나 이후 다시 증가세를 보이며 2020년에는 1.97μg/L까지 상승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변화가 금연구역 확대정책이 초기에는 효과를 보였지만, 이후에는 그 효과가 정체되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흡연자와 함께 거주하는 비흡연자 그룹에서 직접적인 간접흡연에 노출된 그룹보다 더 높은 코티닌 농도가 나타났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러한 경향은 2015년 이후 더 뚜렷해졌다. 담배 연기에서 발생한 물질이 벽지, 가구, 의류 등에 흡착된 뒤 장기간 남아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노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우리나라 금연정책은 1995년 국민건강증진법 제정 이후 병원, 학교, 공공기관 등 일부 시설의 실내 흡연 제한에서 출발해 음식점과 카페, 일부 실외 공간, 공동주택 공용공간 등으로 확대돼 왔다. 그 결과 공공장소에서의 간접흡연은 크게 줄었지만, 가정이나 실내 생활환경에서 발생하는 잔류 노출까지 충분히 관리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담배 사용 증가와 실내 은폐 사용도 주요 요인으로 제시됐다. 연구팀은 최근 전자담배 사용이 늘어나면서 실내 사용 비율도 함께 높아지는 추세라고 보고, 이것이 공공장소 중심의 기존 금연정책 관리 범위를 벗어난 새로운 노출경로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윤형 교수는 가정 내 잔류 오염물질과 같은 보이지 않는 노출경로뿐 아니라, 최근 사용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상대적으로 간과돼 온 전자담배도 새로운 노출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노출은 개인이 인지하거나 회피하기 어렵기 때문에 보다 현실적인 정책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Journal of Epidemiology & Community Health’ 온라인에 3월 31일 게재됐다. 논문명은 ‘Biomonitoring evidence of smoke-free policy effectiveness in Korea: success against secondhand smoke but emerging residual exposure challenges’다. 이번 연구는 2024년 국립환경과학원과 한국환경보건학회가 공동 주최한 ‘환경보건기초조사 우수논문 경진대회’에서 대상인 환경부장관상을 수상한 연구를 기반으로 확장·발전시킨 결과다. 첨부된 연구 논문 이미지는 1995년부터 2020년까지 우리나라 금연정책 변화와 성인 흡연율, 비흡연자의 소변 코티닌 농도 변화를 함께 제시하며, 금연구역 확대 이후 초기 감소세와 이후 재상승 흐름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이번 연구는 금연정책의 성과를 확인하는 동시에, 정책의 사각지대가 어디에 남아 있는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공공장소의 흡연 제한만으로는 가정 내 잔류 유해물질과 전자담배 등 새 노출경로를 충분히 관리하기 어렵기 때문에, 향후 간접흡연 예방정책은 생활공간과 새로운 흡연 형태까지 고려하는 방향으로 보완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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