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논 분리 원리 통해 초고밀도 양자소자·AI소자 개발의 이론적 토대 마련
부산대학교(총장 최재원) 물리학과 이재광 교수 연구팀이 성균관대학교, 포항공과대학교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강유전성(ferroelectricity)을 원자 수준에서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새로운 물리학적 원리를 세계 최초로 규명하였다. 이 연구는 ‘포논(phonon)’이라 불리는 물질 내 격자 진동이 분리(decoupling)되어 개별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메커니즘을 밝힌 것으로, 향후 차세대 양자 트랜지스터와 초고밀도 메모리, 인공지능 소자 개발에 중요한 이론적 기반이 될 전망이다.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 저명 학술지 『Nature Materials』 5월 20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되었으며, 논문 제목은 “Sub-unit-cell-segmented ferroelectricity in brownmillerite oxides by phonon decoupling”이다.
강유전성이란 외부 전기장에 의해 전하 분포가 바뀌고, 전기장을 제거한 이후에도 그 상태가 유지되는 특성을 말한다. 이는 ‘전기를 기억하는 성질’로, 주로 메모리 소자나 논리소자의 핵심 원리로 활용된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격자 진동이 상호 얽혀 있어 원자 단위 수준에서 개별적으로 제어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이러한 기존 인식을 뒤엎고, 특정 산화물 내에서 포논이 서로 간섭 없이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이론과 실험을 통해 동시에 입증하였다. 특히 포논을 정밀 제어할 경우 강유전성도 정확하게 조절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는 전자 소자의 집적도와 안정성을 비약적으로 높일 수 있는 돌파구로 평가된다.
브라운밀러라이트 구조 산화물 활용… 산소 변위 중심의 강유전 제어 관측
연구진은 브라운밀러라이트(brownmillerite) 구조를 가진 SrFeO₂.₅ 산화물을 활용하여 실험을 진행하였다. 이 물질은 팔면체와 사면체 구조가 교차 배열된 독특한 격자 구조를 가지며, 산소 원자의 변위에 따라 전기적 특성이 달라지는 특성이 있다.
성균관대학교 최우석 교수팀은 고품질 SrFeO₂.₅ 에피 박막을 제작하였고, 포항공대 최시영 교수팀은 주사 투과 전자현미경(STEM)을 통해 특정 산소층에서 변위가 독립적으로 조절되는 현상을 실험적으로 확인하였다. 이를 통해 전기장 변화 없이도 강유전성이 원자 단위로 제어될 수 있음을 최초로 증명하였다.
부산대 이재광 교수팀은 이 현상을 이론적으로 분석하고 전자구조 계산을 수행하였다. 연구팀은 산소 원자 간 스프링 상수의 비율이 특정 조건(비율 ≥ 2)을 만족할 때, 격자 진동이 서로 간섭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 있음을 밝혀냈다.

이재광 교수는 “이번 연구는 포논 분리를 기반으로 한 원자 수준의 강유전성 제어가 가능하다는 새로운 원리를 규명한 성과로, 향후 차세대 소자 개발에 있어 중요한 이론이 될 것”이라며 연구의 의의를 강조하였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기초연구실(BRL) 사업과 교육부가 후원하는 국가연구시설장비진흥센터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논문은 부산대 진영록 석박사통합과정생이 제1저자로, 이재광 교수, 성균관대 최우석 교수, 포항공대 최시영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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