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의 가치관 변화, 결혼·출산이 ‘필수’에서 ‘선택’으로
한국 사회에서 결혼과 출산은 더 이상 ‘당연한 삶의 과정’이 아니다. 과거에는 결혼을 통해 가족을 이루고 아이를 낳는 것이 일반적인 삶의 경로였지만, 오늘날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게 결혼과 출산은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 되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최근 발표한 「태어나지 않은 한국의 미래: 저출산 추세 이해(Korea’s Unborn Future: Understanding Low-Fertility Trends)」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미혼율 상승과 결혼·출산 가치관 변화가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OECD 국가 대부분에서 결혼·출산율 감소가 나타나고 있지만, 한국은 결혼율과 출산율이 동시에 극단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OECD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30대 미혼율은 2000년 10%에서 2023년 44%로 급등했으며, OECD 평균(24%)보다 훨씬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또한, 한국은 OECD 국가 중 비혼 출산율이 가장 낮은 국가로,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는 비율이 2.5%에 불과하다.
이처럼 MZ세대가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이유는 단순한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경제·사회적 구조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OECD 보고서를 바탕으로 결혼·출산을 선택하지 않는 세대의 가치관 변화와 그 원인을 분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결혼율·출산율 동반 하락, 한국 사회에 무슨 일이?
OECD 평균보다 2배 빠르게 증가하는 한국의 미혼율
한국의 미혼율 상승 속도는 OECD 평균보다 2배 이상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30대의 미혼율은 10% 수준이었지만, 2023년 현재 44%까지 치솟았다.
연도 | 한국 30대 미혼율 | OECD 평균 30대 미혼율 | 일본 | 프랑스 | 미국 |
---|---|---|---|---|---|
2000년 | 10% | 15% | 12% | 18% | 22% |
2010년 | 24% | 18% | 19% | 21% | 27% |
2020년 | 38% | 22% | 25% | 23% | 30% |
2023년 | 44% | 24% | 27% | 25% | 32% |
특히 한국은 OECD 국가 중 비혼 출산율이 가장 낮은 2.5%를 기록하며, 결혼 없이 아이를 낳는 문화가 거의 정착되지 않았다. 반면, 프랑스(63%), 스웨덴(55%), 미국(41%) 등은 비혼 출산율이 높으며, 결혼과 출산을 별개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 사회가 결혼을 출산과 강하게 연결 짓고 있으며, 미혼 부모에 대한 사회적 지원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기인한다. OECD 보고서는 한국이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결혼을 전제로 한 정책이 아니라, 다양한 가족 형태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4가지 이유
① 경제적 부담: 결혼은 사치, 출산은 더 큰 부담
OECD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결혼 기피 주요 원인은 경제적 부담이다.
- 주거비 부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10억 원을 넘어서며, 청년층이 내 집 마련을 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 결혼 비용 증가: 결혼식, 예물, 신혼집 마련 등에 평균 2억 원 이상이 소요되며, 많은 청년들이 결혼을 ‘사치’로 인식하고 있다.
- 양육비 부담: OECD 평균 대비 한국의 자녀 1인당 양육비 부담은 2배 이상이며, 사교육비 부담이 크다.
② 워라밸 중시: 결혼·출산보다 자기 삶을 우선
MZ세대는 ‘내 삶의 질’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강하며, 결혼과 출산이 오히려 자유를 제한한다고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 결혼 후 희생 요구: 특히 여성의 경우 결혼 후 경력 단절과 가사 부담이 증가하면서 결혼을 기피하는 경향이 크다.
- 출산 후 육아 부담: 남성 육아휴직 사용률이 여전히 낮고, 사회적 지원이 부족해 육아 부담이 여성에게 집중되는 구조이다.
③ 가족 가치관 변화: 결혼은 선택, 필수가 아니다
과거에는 결혼이 사회적으로 ‘당연한 과정’으로 여겨졌지만, MZ세대는 결혼을 하나의 선택으로 보고 있다.
- “결혼 안 해도 행복하다”라는 인식 증가
- 비혼 동거 문화 확산(해외 대비 여전히 낮은 수준)
- 친구·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라이프스타일 변화
④ 사회적 시선과 정책 부족: 결혼과 출산을 권장하지만, 지원은 미흡
한국 사회는 여전히 결혼과 출산을 강하게 권장하지만, 이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이 부족하다.
- 비혼 출산 지원 부족: OECD 평균 비혼 출산율(41%)에 비해 한국은 2.5%로 압도적으로 낮다.
- 맞벌이 부부 지원 미흡: 육아휴직, 보육시설 이용 등의 현실적인 지원이 부족하다.
해결책은? 결혼·출산을 선택할 수 있는 환경 조성
OECD 보고서는 한국의 결혼·출산율 상승을 위해 ‘결혼과 출산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비혼 출산 지원 확대: 프랑스, 스웨덴처럼 미혼모·미혼부 지원 확대
- 동거·사실혼 제도 개선: 결혼 제도를 보다 유연하게 개편
- 워라밸 보장: 육아휴직 의무화, 남성 육아휴직 비율 확대
- 주거 정책 개혁: 청년층 및 신혼부부 대상 장기 공공임대주택 확대
출산율 0.72는 단순히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사회 구조가 결혼과 출산을 어렵게 만드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단순한 금전적 지원이 아니라, 청년들이 결혼과 출산을 선택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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