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 재질 분해·분리 동시 성공…100% 재활용 가능한 지속가능 고분자 기술 개발
KAIST(총장 이광형) 생명화학공학과 이진우 교수 연구팀이 폐타이어에서 나일론과 고무를 각각 분리·회수하여 원료로 재사용할 수 있는 고분자 분해 전환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현재까지 기술적 난제로 여겨졌던 섬유·고무 복합소재의 분해와 자원화 문제를 해결한 첫 사례로, 순환경제 구현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폐타이어는 구조상 고무뿐 아니라 나일론 등 섬유소재가 결합되어 있어, 기존 기술로는 이를 완전히 분리하거나 고순도 원료로 되돌리기 어려웠다. 특히 타이어 내부 보강재로 쓰이는 ‘나일론66(polyamide 66)’은 고온·고압 환경에서도 안정된 구조를 갖고 있어, 화학적 분해가 극히 어려운 대표적인 고분자로 꼽혀왔다.
이진우 교수팀은 저온 조건에서 선택적으로 나일론66만을 분해하고 회수한 뒤, 고무는 그대로 보존하는 정밀 분리 기술을 구현했다. 이후 고무도 안정적으로 열분해해 정제된 형태의 원료로 재생하는 데 성공했다. 이 과정은 모든 단계를 일괄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공정으로 구성되었으며, 기존 소각·매립 방식과는 완전히 다른 ‘자원 회수형 폐기물 처리’ 방식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실험실 단위서 100% 회수율 확인…상용화 가능성 높아
연구팀은 실험실 스케일에서 폐타이어 시료를 이용해 약 100%에 가까운 나일론과 고무 원료 분해·회수율을 달성했다. 특히 회수된 나일론은 필름, 섬유, 산업용 소재 등으로 재활용 가능한 수준의 순도와 분자량을 갖춘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기술은 고온 공정과 촉매를 최소화하면서도 고분자의 선택적 결합을 제어할 수 있는 고도화된 반응설계가 핵심이며, 기후변화 대응과 산업 폐기물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지속가능 기술 플랫폼으로서 가치가 크다.
이번 성과는 폐타이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향후 ▲합성 섬유-고무 복합 재료 ▲의류 폐기물 ▲운송 부품 복합소재 등 다양한 고분자 계열 폐자원에 대한 적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플라스틱 자원순환 체계의 구조적 전환을 이끌 기술로 기대된다.

이진우 교수는 “기존 분리·회수 기술은 한정적인 소재에만 국한돼 왔지만, 이번 연구는 소재 간 복합화 구조 속에서도 원료 수준의 회수와 정제가 가능함을 입증했다”며 “자원순환 기술이 단순한 폐기물 관리에서 정밀 분해·정제 기반의 소재 회수 산업으로 진화해야 할 시점을 제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세계적 권위의 과학 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에 6월 25일자로 게재되었다. KAIST는 이번 기술을 기반으로 ▲화학공정 대형화 ▲자동화 분해 시스템 설계 ▲국내 폐타이어 수거·처리 기업과의 연계 연구도 추진할 계획이다.
환경부 및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지원 아래, 기술이전 및 시범공정 구축도 검토되고 있으며, 폐자원 문제 해결을 넘어서 지속가능 산업 구조 전환을 이끄는 핵심 기술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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