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과 학업 윤리의 충돌, 대학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최근 스코틀랜드 대학에서 인공지능(AI)의 활용이 논란이 되고 있다. BBC Scotland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600명 이상의 스코틀랜드 대학생들이 AI를 부적절하게 사용한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이는 2023년 대비 121% 증가한 수치로, AI 기술이 빠르게 보급됨에 따라 학문적 윤리와 평가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로버트 고든 대학과 글래스고 대학에서는 AI 관련 부정행위로 인해 학생들이 퇴학당한 사례도 처음으로 기록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 대학사회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AI 기술을 교육에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는가, 아니면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엄격한 제한을 두어야 하는가? AI가 학생들의 학습 도구로 자리 잡고 있는 현 상황에서, 대학은 어떻게 학업 윤리를 강화하면서도 혁신을 장려할 수 있을까?
AI 기술과 부정행위의 경계,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는가?
AI 기술의 발전으로 학생들은 손쉽게 논문을 작성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도구를 갖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도구가 학문적 윤리를 위반하는 방식으로 사용될 경우, 이는 대학의 평가 시스템을 위협할 수 있다. 스코틀랜드에서는 AI를 이용한 부정행위의 범위와 심각성이 대학마다 다르게 평가되며, AI 활용의 기준이 아직 명확하게 정립되지 않은 상태이다.
예를 들어, AI를 사용하여 복잡한 문장을 쉽게 번역하거나 요약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허용되는 반면, AI가 생성한 전체 에세이를 그대로 제출하는 것은 부정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구분이 항상 명확한 것은 아니다. 학생들이 AI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학습 과정의 일부인지, 아니면 평가 기준을 왜곡하는 부정행위인지에 대한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스코틀랜드 대학들의 대응 방식
스코틀랜드 대학들은 AI 기술의 확산에 맞춰 다양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현재 로버트 고든 대학과 아버테이 대학은 AI 부정행위를 탐지할 수 있는 전용 소프트웨어를 도입하고 있으며, 일부 대학들은 평가 방식을 변화시키는 방향으로 대응하고 있다.
스털링 대학의 경우, AI를 이용한 부정행위 사례가 가장 많았으며, 지난해 262건이 보고되었다. 이에 따라 대학들은 AI가 학습 보조 도구로 활용될 수 있도록 허용하되, 평가 방식에 있어서 보다 창의적이고 다차원적인 방법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기존의 글쓰기 평가 대신 이미지, 오디오, 비디오 등을 활용한 과제나 대면 구술 시험을 도입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AI를 학습 도구로 활용하는 학생들의 입장
한편, 많은 학생들은 AI를 부정행위의 수단이 아니라 학습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에든버러 대학의 석사과정 학생인 조지 카라바시스(George Karabassis, 26)는 AI를 번역 도구로 활용하며, 어려운 개념을 쉽게 이해하기 위해 ChatGPT를 사용한다고 밝혔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학생들에게 AI는 필수적인 학습 보조 도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법학을 전공하는 한나 동(Hannah Dong, 20)은 AI가 종종 허위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AI의 정확성 문제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은 AI의 활용 범위를 명확히 정의하고, 대학이 이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명확히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 대학 사회에 주는 시사점
스코틀랜드의 AI 논란은 한국 대학에도 중요한 교훈을 제공한다. 한국에서도 ChatGPT와 같은 생성형 AI의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대학 내 부정행위 문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AI 기술을 단순히 차단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이를 올바르게 활용할 수 있도록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AI 활용 가이드라인 마련 학생들이 AI를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지 명확한 지침을 제공해야 한다. 부정행위와 학습 도구로서의 AI 활용을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평가 방식의 변화 단순한 서술형 시험이나 리포트 제출 방식에서 벗어나, AI 활용이 어렵거나 무의미한 평가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구술 시험, 팀 프로젝트, 실습 기반 평가 등 다양한 방식이 필요하다.
AI 탐지 기술 도입 AI 생성 콘텐츠를 판별할 수 있는 도구를 도입하여 부정행위를 사전에 방지해야 한다. Turnitin과 같은 기존 표절 탐지 시스템과 AI 탐지 기술을 결합하여 보다 정교한 검증이 필요하다.
학생들의 디지털 윤리 교육 강화 AI 기술을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디지털 윤리에 대한 교육이 필수적이다. 단순히 처벌 중심이 아니라, AI를 윤리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
AI 기술의 발전은 대학 교육에 새로운 도전과 기회를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 단순히 AI를 금지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학습 도구로 올바르게 활용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평가 방식을 혁신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한국 대학들은 스코틀랜드 사례를 교훈 삼아 AI 시대에 걸맞은 학문적 윤리와 교육 방안을 정립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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