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딘 흡착 능력 세계 최고 성능 기록…AI 기반 소재 설계로 친환경 원전 기술 진일보
KAIST가 인공지능을 활용해 방사성 오염 물질인 아이오딘(Iodine)을 제거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성능의 신소재를 개발하며 친환경 원자력 기술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기존의 실험 중심 신소재 개발을 뛰어넘어, AI가 이끄는 데이터 기반 예측과 시뮬레이션을 통해 신속하면서도 고성능의 소재를 발굴한 사례로, 국내 과학기술계의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번 연구는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김상욱 교수 연구팀과 고려대학교 화공생명공학과 김동혁 교수 연구팀의 공동 연구로 수행됐으며, 관련 성과는 환경 분야 국제 학술지인 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 6월호에 표지 논문(Back Cover)으로 게재되었다.
아이오딘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대표적인 환경 방사성 오염 물질로 지목되어 왔다. 특히 방사성 아이오딘-129와 아이오딘-131은 반감기가 길거나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수소 생산 및 원전 해체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기성 아이오딘 제거는 친환경 원자력 기술의 핵심 과제로 손꼽혀 왔다.
그러나 아이오딘은 극도로 낮은 농도로 존재하면서도 다양한 화학 형태로 분포하기 때문에, 이를 선택적으로 포집하고 제거하는 소재 개발은 매우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드는 연구 분야였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의 접근은 실험 중심의 장시간 반복 방식이 주를 이루었으며, 새로운 소재를 빠르게 발굴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인공지능이 찾은 신소재, ‘KUI–69’
KAIST 연구팀은 AI를 활용해 수천 가지 이상의 흡착 물질 후보군을 분석하고, 그중 최적의 성능을 보이는 신소재를 도출하는 데 성공했다. 개발된 물질은 금속-유기 골격체(MOFs, Metal–Organic Frameworks)의 일종으로, ‘KUI–69’로 명명되었다.
이 소재는 유기성 방사성 아이오딘 흡착 성능에서 세계 최고 수준인 2.74 g/g을 기록했다. 이는 기존 상용 소재 대비 수 배 이상의 성능으로, 실증 실험을 통해 흡착 효율과 구조적 안정성 모두를 입증받았다.

또한 이 연구는 기존 실험 중심의 접근이 아닌, 기계학습 기반 예측 모델을 활용한 선제적 분석을 바탕으로 했다. 후보 물질의 전자구조, 결합 성질, 활성 부위 등을 AI가 사전 평가함으로써 실험 횟수는 최소화되고 정확도는 극대화되었다.
이번 성과는 단순한 소재 개발을 넘어, AI와 화학공학의 융합이 가져온 패러다임 전환의 사례로 학계와 산업계 모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김상욱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인공지능의 계산 효율성과 화학소재 설계의 정교함이 융합된 사례”라며 “향후 다양한 방사성 오염 물질에 대응할 수 있는 다기능성 소재 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동연구자인 김동혁 고려대 교수는 “AI 기반 물질 설계 기법은 단순한 속도 향상만이 아니라, 미래형 친환경 에너지 시스템 구축의 핵심 기술로 자리 잡고 있다”며 향후 후속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KAIST의 이번 연구는 방사성 폐기물 처리 기술의 핵심 축을 이루는 소재 설계 분야에서 세계적인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특히 한국형 SMR(소형모듈원자로) 기술, 수소 생산 연계 원전 시스템, 원전 해체 기술 등과의 연계가 기대되며, 에너지 전환과 환경 안전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모두 충족하는 전략기술로 주목된다.
국내외 핵심 기관 및 산업계와의 협업을 통해 상용화 및 대량 생산 가능성도 타진될 예정이며, KAIST는 향후 고성능 소재의 데이터셋과 예측 모델을 공개해 후속 연구자들과의 오픈 협력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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