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은 벚꽃 피는 순서대로 망할까?
대학은 벚꽃피는 순서대로 망할까?
20년 전부터 입학자원 감소를 이유로 문닫는 대학이 나올 거라는 이야기들이 있었고, 실제 남쪽 어딘가에 있는, 대부분은 있었는지 몰랐던 대학들이 폐교되었다는 소식이 들렸다. 남쪽 어디메쯤 있는 대학이 폐교는 되었지만 폐교의 이유는 입학자원 감소와 무관한 이른바 "오너"라고 하는 가족승계경영집단에 의한 교원채용비리, 공사리베이트 수수 등의 부패와 학교 경영관리의 무능때문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대학이 지금의 위기 상황에 놓인 것은 일관되지 않고 원칙없는 정부의 고등교육 정책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것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서울 수도권 인구밀집지역이 위도상 북쪽에 있어 벚꽃이 나중에 피는 지역이고, 서울과 원거리에 위치한 대학들, 벚꽃이 먼저 피는 지역에 있는 대학들이 입시자원 감소에 따른 존립위기를 맞이한 것은 맞지만, 벚꽃피는 순서대로 망하지는 않는다. 부산, 대구, 광주, 대전의 고등학생들과 학부모들이 'in 서울' 서울 유학을 희망하긴 하지만 서울이 안된다고 아래인 경기나 충청지역의 대학을 가려고 유학을 떠나진 않는다. 서울이 안되면 지방거점국립대학과 그 지방에서 나름 이름있는 사립대학을 보내지 타지방의 사립대학을 가려고 하는 학생도, 보내려는 부모도 없다.
지방에 있는 대학들을 선택하는 것은 오로지 성적 때문이지 그 대학을 가야만 배울수 있는 학문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 대학을 가면 보장되는 취업처가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대학이 문을 닫는건 지방소멸과 밀접하다. 어디가 소멸될 지방인지 공표되거나 말을 하지는 않지만, 예측은 가능하다. 결국 돈의 흐름이 뜸하고 약해지는 곳에는 인구가 유입될 만한 편의시설이 늘어나지 않을테고, 그만큼 인구가 감소하고, 해당 지역의 출산율은 더욱 줄어 향후 대학 진학가능 인구가 급격하게 감소할 것이라는 것은 분석할 필요조차 없는 필연적인 귀결이다.
대학 존립가능 지역과 쿠팡로켓배송 지역이 일치하는 시대가 온다.
쿠팡 로켓배송이 가능한 것은 지역에 물류창고를 두고 배송지역과 가까운 물류창고에서 배송을 하기 때문이다. 물류창고를 둔다는 건 그만큼 재고 소비가 빠르다는 것이고, 소비가 빠르다는 건 활동인구가 많다는 것, 해당 지역은 아직 쓸만하고 소멸로부터 아직 안전하다는 반증일 수 있다.
그래서 어쩌면 대학은 벚꽃 피는 순서대로 망하는 것이 아니라, 쿠팡 로켓배송 불가 지역과 기존의 로켓배송을 철수하는 지역부터 문을 닫게 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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