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칭 나노껍질·생체 부산물 기반 자가추진… 차세대 정밀 치료 플랫폼 기대
살아있는 세포가 움직인다 – 로봇이 된 효모
KAIST(총장 이광형) 화학과 최인성 교수 연구팀이 생체 부산물인 ‘요소(urea)’를 연료로 사용하며, 외부 동력 없이 스스로 움직이는 세포 기반 로봇을 세계 최초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해당 연구는 6월 25일 국제학술지 『Science Advances』 온라인판에 게재되며, 차세대 세포 치료제 및 정밀 약물 전달 시스템의 기반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기존 마이크로·나노로봇 연구는 주로 비생명체 재료(예: 금속, 실리카, 고분자 등)를 활용해왔으며, 생체 내 적용성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반해, 이번 연구는 살아있는 세포의 대사를 활용해 자율적으로 움직이고, 주변 환경과 반응할 수 있는 생체친화적 세포로봇 개념을 실현한 것이다.
효모의 ‘에탄올’로 나노껍질을 만들고, 요소로 스스로 추진
연구팀은 제빵이나 발효에 쓰이는 효모(yeast)의 대사과정에서 생성되는 에탄올을 이용해 세포 표면에 멜라닌 기반 나노껍질을 형성하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이 과정은 효소 시스템(AOx와 HRP)을 통해 연쇄적으로 반응하며, 세포가 성장하고 분열하는 동안에도 껍질이 형성되도록 설계됐다.
이 껍질은 세포의 분열 구조에 따라 비대칭 형태를 띠며, 모세포 쪽은 껍질이 있고 딸세포 쪽은 없는 경우도 만들어진다. 여기에 우레아제(urease)를 부착하면, 요소를 분해해 생긴 암모니아와 이산화탄소가 전기장을 형성해 세포로봇이 자가추진하게 된다.
특히 비대칭 구조는 세포로봇의 명확한 이동 방향성 확보에 핵심 역할을 하며, 껍질 없는 딸세포 쪽이 항상 이동 방향을 향하도록 움직였다.

이번 기술은 ▲외부 자극 없이 스스로 움직이는 생명체 기반 시스템 ▲복잡한 장치 없이 세포 주위 물질만으로 작동 ▲다양한 효소·분자 탑재 가능성 등의 특징을 지닌다. 이는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표적 암세포를 향해 정밀하게 이동하는 약물 전달체, 세포 기반 진단 로봇, 미세 환경 조절기 등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준다.
제1저자인 김나영 박사과정 연구원은 “이 세포로봇은 환경을 감지하고 반응하며 움직이는 자율 플랫폼”이라며 “향후 정밀의료와 스마트 약물 시스템의 핵심 도구로 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향후 다양한 세포 유형으로의 확장 연구가 예정돼 있다.
이번 연구는 단순한 생체 물질 응용을 넘어, 세포 자체의 대사와 성장이라는 생명 현상 그 자체를 로봇 작동 원리로 활용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 이는 ‘SCNE(Single-cell nanoencapsulation)’이라는 새로운 기술 영역을 확장하며, 자율성, 생체적합성, 기능 확장성을 모두 갖춘 차세대 바이오로봇 플랫폼의 탄생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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