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제도 16년, 대학 교육과 운영의 실체를 드러내다
대학정보공시제도는 2008년부터 시행된 제도로, 고등교육기관의 교육, 연구, 재정, 학생 등의 운영 현황을 수요자 중심으로 제공하는 법정 정보공개 시스템이다. 교육부가 주관하고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운영하는 이 제도는, 정보공개청구에 따른 수동적 공개가 아닌 대학이 주기적으로 정보를 자발적으로 공시하도록 의무화한 ‘적극적 공개제도’로 자리 잡았다. 2025년 현재, 총 408개 대학(4년제 223개, 전문대 141개, 대학원대 44개)이 공시 대상이며, 공시 주기는 매년 4회(4월, 6월, 8월, 10월)다.
6월 공시는 특히 신입생 선발결과, 학생 현황, 회계, 산학협력 등 대학운영의 핵심영역에 대한 정보가 포함되어 있어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다. 이번에는 이 중 322개교(4년제 일반 및 교육대 193개교, 전문대 129개교)를 중심으로 7개 세부 항목을 분석했다.
신입생 출신고교 유형: 일반고 늘고, 자율고 줄고, 검정고시 눈에 띄는 증가
2025년 기준 4년제 일반 및 교육대학 신입생 348,352명 중 일반고 출신이 260,346명으로 전체의 74.7%를 차지했다. 전년(73.6%)보다 1.1%p 상승한 수치다. 반면 자율고 출신은 18,891명(5.4%)으로 전년 대비 1.7%p 감소했고, 특성화고(6.9%), 특목고(4.1%)는 큰 변동이 없었다.
주목할 점은 기타 유형(검정고시, 영재학교, 외국고 등)이 8.9%(30,874명)로 전년(7.8%) 대비 1.1%p 증가한 점이다. 이는 최근 학교 내신 부담이나 대안교육 추세에 따라 정규 고교과정을 이탈해 검정고시로 대학을 진학하는 경향이 늘어난 현실을 반영한다. 수도권 대학의 경우 자율고 비율은 7.0%로 높았지만, 일반고 비중은 71.5%로 비수도권(77.0%)보다 낮았다.

전문대학 신입생 145,636명 중 일반고 출신은 84,748명(58.2%)으로 전년(58.1%)과 유사했다. 특성화고(20.2%)와 기타(17.7%)가 그 뒤를 이었고, 자율고는 1.8%에 그쳤다. 수도권 전문대는 일반고 비율이 68.8%로 매우 높은 반면, 비수도권은 50.3%로 차이를 보였다.
기회균형선발: 법적 권고는 10%, 현실은 여전히 미달
고등교육법 제34조의8에 따라 각 대학은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위한 기회균형선발 모집인원을 전체의 10% 이상 확보해야 한다. 2025학년도 대입 시행계획에 따르면 전체 모집인원은 340,934명이며 이 중 기회균형전형 모집인원은 37,424명(10.98%)이었다.
그러나 실제 등록자 기준 2025년 기회균형선발 비율은 일반 및 교육대학에서 9.3%(32,529명)에 그쳤다. 수도권 대학은 10.7%로 법정 기준을 충족했지만, 비수도권 대학은 8.4%로 부족했고, 사립대학(9.5%)이 국공립대학(8.8%)보다 소폭 높았다.
전문대학은 전체 입학생 145,636명 중 3,710명이 기회균형선발로 입학해 2.5%에 불과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0.5%p 감소한 수치다. 수도권 전문대는 3.6%로 비수도권(1.8%)보다 높았고, 공립 전문대의 비율은 0.4%로 매우 낮았다.
산업체 경력 전임교원: 일반대 5.0%, 전문대 4.1% 증가
산학협력 역량 강화를 위한 산업체 경력 전임교원 수는 증가 추세다. 2025년 기준 일반대학 산업체 경력 전임교원 수는 10,736명으로 전년(10,222명)보다 5.0% 늘었다. 국공립대 증가율은 12.5%(2,574명→2,896명)로 사립대(2.5%)보다 뚜렷했고, 수도권 대학은 7.0%, 비수도권은 3.5% 증가했다.
전문대학은 총 2,574명으로 전년(2,472명) 대비 4.1% 증가했다. 특히 공립 전문대는 15.0% 증가해 사립대(4.0%)보다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기술이전 실적: 건수는 감소, 수입은 큰 폭 증가
일반대의 기술이전 건수는 5,624건으로 전년(5,703건)보다 1.4% 감소했지만, 기술이전 수입료는 1,186.3억원으로 전년(1,001.9억원) 대비 18.4% 급증했다. 이는 기술이전 건당 수입이 증가하고 고부가가치 기술이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전문대학은 기술이전 건수가 108건으로 전년(96건)보다 12.5% 증가한 반면, 수입료는 3.1억원으로 전년(3.35억원)보다 7.5% 감소했다. 수도권 전문대 수입 감소폭이 비수도권보다 더 컸다.
창업과 창업교육: 일반대는 활발, 전문대는 둔화
2024년 일반대 신규 학생 창업기업 수는 1,825개로 전년(1,951개) 대비 6.5% 감소했다. 반면 창업강좌 수는 10,845개(전년 대비 14.1% 증가), 이수자 수는 363,457명(전년 대비 7.2% 증가)로 오히려 늘어났다.
전문대학은 학생 창업기업 수가 220개로 전년(212개) 대비 3.8% 증가했지만, 창업강좌 수는 4,442개(5.6% 감소), 이수자 수는 112,433명(1.8% 감소)으로 줄었다. 창업의 질과 교육의 연계가 과제로 떠오른다.
주문식 교육과정: 산업 수요에 맞춰 확대
일반대의 주문식 교육과정 수는 239개로 전년(212개) 대비 12.7% 증가했고, 참여 학생 수는 11,609명(7.2% 증가), 참여 산업체 수는 1,623개였다. 졸업자 3,283명 중 1,104명이 취업해 취업률은 약 33.6% 수준이다.
전문대학은 주문식 교육과정이 993개로 전년 대비 3.2% 증가했으나, 참여학생 수는 38,576명으로 1.7% 감소했고, 취업자 수는 5,878명으로 전년(6,666명)보다 11.8% 줄었다.
계약학과 운영: 일반대는 성장, 전문대는 혼조세
2025년 일반대 계약학과 수는 전년과 같은 235개였지만 재학생 수는 9,636명으로 3.2% 증가했다. 특히 채용조건형 계약학과는 학생 수가 2,767명으로 5.4% 증가했고, 혼합형 계약학과 학생 수는 2,116명으로 13.3% 증가했다. 반면 재교육형 계약학과는 소폭 감소했다.
전문대학은 계약학과 수가 153개로 3.4% 증가했지만, 채용조건형 학과 수는 22개에서 8개로 63.6% 감소했고, 학생 수도 441명에서 276명으로 37.4% 줄었다. 혼합형 학과는 급증했지만 전체 학생 수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대학정보공시는 단순히 입시 데이터나 재정 통계를 넘어, 고등교육의 질과 정책방향을 진단하는 실효적 도구다. 특히 공시 항목은 14개 분야 65개 항목 103개 세부항목으로 구성되어 있고, 대학알리미를 통해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다만 수요자 친화적 정보구조 개선, 항목별 비교 가능한 시각화, 정책 활용도 제고 등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또한 공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단순 숫자 제공이 아니라 설명적 해석과 활용 안내가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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