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처럼 지내는 사이에게 그랬다”고? 그것이 공적인 태도를 정당화하는 이유는 아니다.
정치에는 언어가 남는다. 말은 사람의 내면을 드러낸다. 그래서 공직자는 말 한마디에도 신중해야 한다. 그러나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상황에서 이준석의 발언들을 보면, 그가 정치인으로서 얼마나 위험한 태도를 일상적으로 보여주는 인물인지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
지난 12월, 이준석은 국회 출입이 통제된 상황에서 누군가가 담을 넘어 들어가자고 제안하자 “시끄러워 인마”라는 말을 내뱉었다. 온라인에 공개된 해당 영상은 순식간에 퍼졌고, 공분을 일으켰다. 이후 그는 “형제처럼 지내는 천하람 의원실 보좌관에게 한 말이었다”며 해명을 내놓았지만, 그 변명은 오히려 문제의 본질을 더 선명하게 드러낸다.
나이로 사람을 위아래 나누는 정치인의 민낯
이준석은 또 다른 인터뷰에서, 자신보다 다섯 살 어린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내 앞에 있었으면 혼났을 것”이라고 했다. 40대 초반의 대선후보가 방송에서 대놓고 “혼냈을 것”이라며 하대하는 장면은, 누가 봐도 권위주의적 발언이다. 정치적 동료이자 공당의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한 이 발언은, 단지 사적인 감정 표출로 끝날 수 없다. 이것은 명백한 ‘나이에 기반한 상하관계’를 전제로 한 구시대적 태도이며, 정치문화 전반에 오히려 해악적이다.
이런 언행이 반복적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더 큰 문제다. 이준석은 젊음을 자산으로 삼고 정치에 입문했지만, 그의 언어와 태도는 전혀 새롭지 않다. 오히려 구태의 탈을 쓴 ‘젊은 꼰대’ 그 자체다.

친해서? 그래서 막대해도 된다고?
“시끄러워 인마” 사건에서 이준석은 “형제처럼 지내는 사이니까 그 정도는 말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것이 공적 공간에서, 카메라 앞에서 이루어진 하대 발언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친소관계는 사적 영역에서의 관계일 뿐, 정치인의 언행을 평가하는 기준이 될 수 없다.
무엇보다 이준석은 그 자리에 ‘국회의원’으로 서 있었고,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후보로서 모든 국민을 대표하는 위치를 스스로 자처하고 있었다. 그런 자리에 있는 이가 가까운 사이의 보좌진에게조차 공공연하게 반말과 짜증, 하대를 드러낸다면, 일반 시민에게는 과연 어떤 태도로 대할까? 그 상상은 어렵지 않다.
게다가 해당 장면은 “국회 담장을 넘어가자”는 말이 나온 직후, 상황이 긴박하고 감정적으로 예민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그럴수록 정치인은 더 단정하고 절제된 태도를 보여야 마땅하다. 그러나 이 의원은 “찡그린 얼굴로”, “짜증스럽게” 반말을 내뱉었다. 그것은 직무에 대한 무게감을 망각한 오만함에 다름 아니다.
젊음의 탈을 쓴 구시대의 권위주의
이준석은 한국 정치에서 ‘청년’을 상징해왔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물어야 한다. 그가 말하는 청년정치란 과연 무엇인가? 나이는 젊지만 태도는 낡았다. “혼냈을 것”, “시끄러워 인마”와 같은 말들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언어 습관은 그가 내부에 얼마나 깊이 권위주의를 내면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정치인은 국민을 대변하고 국민을 섬기는 자리다. 가까운 보좌관에게조차 존중을 담지 못하는 정치인이 국민을 향해 진심으로 고개를 숙일 수 있을까? 이준석의 발언과 태도는 그 질문에 선명한 ‘아니오’라는 대답을 준다.
국민은 더 이상 ‘젊은 나이’에 속지 않는다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선 사람이라면, 언행 하나하나가 공공의 검증 대상임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러나 이준석은 비판이 제기될 때마다 “장난이었다”, “가까운 사이였다”며 본질을 흐리는 데 익숙하다. 그의 언어와 태도에는 책임이 없다. 그는 정치인의 자격을 갖추지 못한, ‘젊은 꼰대’일 뿐이다.
청년 정치는 젊은 나이가 아닌, 새로운 가치와 태도, 사람에 대한 진심 어린 존중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이준석은 지금 그 반대 방향으로 걷고 있다. 국민은 ‘어린 나이’가 아니라 ‘낡은 사고’를 가진 자를 경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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