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합성 에너지전달 네트워크 분석 통해 “효율보다 안전”을 선택한 식물의 전략 규명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가 일본, 오스트리아, 칠레의 연구기관과 협력해 광합성 생물의 에너지 전달 구조를 분석한 결과, 식물이 엽록소를 구성하는 방식이 ‘효율 극대화’보다 ‘안정성 확보’를 우선시한 진화적 전략임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광합성의 핵심 구성요소인 엽록소a와 엽록소b가 왜 현재와 같은 비율과 위치로 존재하는지를 처음으로 과학적으로 규명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엽록소a와 b, 서로 다른 역할로 ‘효율과 안정성’ 조화 이뤄
녹색 식물에는 태양빛을 흡수해 에너지를 전달하는 집광안테나복합체(LHCII)가 존재하며, 이 복합체는 광계(Photosystem) I과 II에 속해 광합성 전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중 광계II는 엽록소a와 엽록소b를 함께 사용하여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흡수하고 전달한다.
연구팀은 광계II-집광안테나복합체의 분자 구조를 바탕으로 엽록소 사이의 에너지 흐름을 네트워크 형태로 분석했다. 이 분석을 통해 엽록소a는 에너지 효율을, 엽록소b는 극한 조건에서의 보호 기능을 담당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식물은 이 두 엽록소의 상호작용을 통해 빛이 강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광합성을 지속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8년간의 국제공동연구… 네트워크과학을 광합성 연구에 접목
이번 연구는 KENTECH 김희태 교수를 포함한 4개국 연구진이 코로나19 시기를 포함한 약 8년간 온라인 협업을 통해 진행한 융합연구의 성과다. 연구진은 엽록소 사이의 에너지 전달률을 수치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진행해 실제 식물이 가장 ‘효율적이면서도 안전한’ 에너지 구조를 갖추고 있음을 입증했다.
김희태 교수는 “이번 연구는 광합성 에너지 전달에 네트워크 과학을 적용한 최초의 사례로, 식물의 진화적 전략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니혼대학교 김은철 교수도 “자연 광합성에 대한 이 같은 기초 연구는 향후 인공 광합성 개발을 위한 과학적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드’에 게재… 국내 기초연구에도 기여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 『Science Advances』 2025년 5월 9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되었다. 논문 제목은 「Network analysis with quantum dynamics clarifies why photosystem II exploits both chlorophyll a and b」이며, 네트워크 이론과 양자동역학을 융합한 분석 기법이 광합성 연구에 성공적으로 적용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본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우수신진연구자 지원사업(No. NRF-2022R1C1C1005856) 등의 국가 지원을 통해 수행되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자연 기반 광합성 시스템의 최적화 및 인공 광합성 설계 연구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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