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상어 피부에서 착안한 고기능 마이크로 소재를 개발했다. 자기장과 빛을 이용해 표면 구조를 원격으로 제어하고, 필요 시 고정하거나 복원할 수 있는 이 신소재는 미래형 항공기, 선박, 에너지 절감 장비 등에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해당 연구는 국제 학술지 『Advanced Materials』에 표지 논문으로 게재되며 그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상어 피부 구조 모사… 고속 이동 위한 ‘저항 최소화’의 비밀
상어는 시속 70km에 달하는 속도로 헤엄칠 수 있을 만큼 유체 저항을 극복하는 진화된 피부 구조를 지니고 있다. 이른바 ‘리블렛(riblet)’이라 불리는 미세 비늘이 교차 적층된 3차원 복합 구조는 물의 흐름을 분산시켜 마찰을 최소화한다.
부산대학교 응용화학공학부 김채빈 교수 연구팀은 한양대 위정재 교수, 동의대 정소담 교수와 함께 이러한 상어 피부 구조를 정밀하게 재현한 마이크로 구조체 개발에 성공했다. 나아가 이 구조를 빛과 자기장이라는 물리적 자극으로 실시간 조절하고 고정할 수 있는 재료 시스템을 구현했다.
기존의 상어피부 모사 기술은 구조 형성에는 성공했으나, 고정이 어렵거나 복원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특히 유연소재인 PDMS 기반 기술은 별도의 후처리(열, 압력, 레진 함침 등)가 필수였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동적 공유결합(Dynamic Covalent Bonds)’을 이용한 ‘가교 고분자 네트워크(CAN, Covalent Adaptable Networks)’에 있다. 특히 연구진은 광반응성 이황화결합(disulfide bond)을 도입해, 빛에 의해 분자 구조가 재배열되고 마이크로 구조가 고정되도록 설계했다. 원하는 형상을 만든 뒤 자외선을 쬐면 구조가 고정되며, 다시 빛을 쬐거나 자기장을 가하면 원상복귀되는 원리다.
항공기·선박·에너지 장치에 응용 기대… “차세대 스마트 소재”
이 구조체는 제작 단계에서 자성 입자를 포함한 고분자를 특수 몰드에 주입해 경화시킨 후, 자기장으로 리블렛의 배향을 설계하는 방식으로 제작된다. 초기에는 수직 구조지만, 자기장을 가하면 눕게 되고, 이 상태에서 빛을 쬐면 그 구조가 고정된다. 이렇게 형성된 구조는 실제 상어 피부에 가장 가까운 형태로 평가받는다.
김채빈 교수는 “이 기술은 상어 피부 구조를 단순히 복제한 것을 넘어, 스마트하게 작동하는 표면 소재로 발전시킨 것”이라며 “향후 에너지 효율화, 스마트 코팅, 자가 치유 표면, 바이오센서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연구 결과는 2025년 6월 1일 『Advanced Materials』에 게재되었으며, 논문 제목은 「Light Fueled In-Operando Shape Reconfiguration, Fixation, and Recovery of Magnetically Actuated Microtextured Covalent Adaptable Networks」이다. 연구의 혁신성과 응용 가능성을 인정받아 저널의 표지 논문(Front Cover)으로 선정되었다. 공동 교신저자는 부산대 김채빈 교수, 한양대 위정재 교수, 동의대 정소담 교수이며, 부산대 윤여명 박사과정생과 한양대 문호준 석박사통합과정생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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