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질서 메타표면’ 활용한 세계 첫 예측형 스페클 복원 기술…1nm 해상도로 음식, 피부, 환경 분석까지 가능

스마트폰, 웨어러블 기기에서 실험실 수준의 분광 분석이 가능해지는 시대가 열린다. KAIST 장무석 교수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이중층 무질서 메타표면’을 활용해 손톱보다 작은 크기의 고해상도 분광기 기술을 개발했다고 6월 13일 밝혔다. 이 기술은 스마트폰에 직접 장착할 수 있을 만큼 작고, 1나노미터(nm) 수준의 파장 분해능을 구현해 다양한 산업과 일상 분야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크게 넓혔다.

분광기는 빛을 파장별로 분해해 물질의 성분이나 상태를 분석하는 장비다. 기존 분광기는 회절격자나 프리즘을 기반으로 수십 센티미터의 크기와 복잡한 교정 과정이 필요했지만, KAIST 연구진은 설계된 무질서 구조, 즉 메타표면을 광학 부품으로 활용해 이 한계를 극복했다.

‘무질서 메타표면’은 수십~수백 나노미터 크기의 구조체를 무작위로 배열해 빛을 복잡하게 산란시키며, 파장별로 고유한 무작위 패턴(스페클)을 만들어낸다. 연구진은 이 메타표면을 두 겹으로 쌓은 이중층 구조를 고안해, 빛의 파장 정보를 정확하게 복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영상 한 장으로 1nm 해상도…가시광~적외선까지 측정

연구팀은 이중층 메타표면과 카메라 센서를 결합한 초소형 장치를 개발해, 단 한 장의 영상만으로도 440~1,300nm의 넓은 스펙트럼 범위에서 1nm 해상도로 파장을 분석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는 기존 기술로는 불가능했던, 소형화와 고정밀도의 양립을 실현한 성과다. 이번 연구에 공동 제1저자로 참여한 이동구 박사과정생은 “이 기술은 스마트폰 이미지 센서에 직접 통합될 수 있어, 누구나 손쉽게 빛의 파장 정보를 분석할 수 있는 시대를 열 것”이라고 말했다.

KAIST 장무석 교수는 “기존 머신 비전 기술은 R(빨강), G(초록), B(파랑) 세 가지 색 성분으로만 물체를 인식했지만, 이번 기술은 그보다 훨씬 정밀한 파장 정보를 기반으로 판단할 수 있다”며 “식품 성분 분석, 농작물 진단, 피부 건강, 환경오염 감지, 바이오·의료 진단 등 실험실 수준의 분석을 일상 속에서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본 기술은 초분광 영상, 3D 광집속, 초고속 이미징, 펄스 셰이핑 등 첨단 광학 응용 분야로도 확장 가능해, 광학 산업 전반에 혁신적 파급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는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장무석 교수가 교신저자, 이동구·송국호 박사과정생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2025년 5월 28일자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논문명: Reconstructive spectrometer using double-layer disordered metasurfaces
DOI: 10.1126/sciadv.adv2376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선도연구센터(ERC)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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